이번에는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책을 읽었습니다. (사진이 뭔가 칙칙하다...)
김영하라는 분은 2017년 tvn에서 방영한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지식인입니다. 그리고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영화를 봤고, 그때 원작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 김영하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과생이자 언포자이기 때문에 표지에 적혀 있는 산문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고 처음부터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바로 검색해봤습니다.
산문
운문에 대하여 운율(韻律)이나 정형(定型)에 의한 제약이 없는 보통 문장.
결국에는 자유롭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언포자인 저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여행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서로 다를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여행은 다양한 경험을 쌓고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치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구절을 남겨봅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짜쯩나고 못 볼걸 다보는 현실에 대한 도피/회피를 하고, 여행을 통해 현실에서 얻지 못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 나에 대해 알 수 조금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래머로서 직장생활을 하던 와중, 저는 태국 푸켓여행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서 현실자각타임을 느꼈습니다. 태국 현지 리조트 가이드를 보고 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리조트를 방문하게 되면 가이드를 해주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같이 즐기면서 생활을 하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회사생활로 찌들어져 있는 저의 모습 반대로, 즐겁고 유쾌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그때 저는 느꼈습니다. 저는 다른사람들과 소통하고 유쾌하게 일하는 것을 갈망하고 원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아직도 프로그래머로서 일을 하고 있고 팀원들과의 소통은 없고 인상 찌푸리면서 일하고 있는 저입니다.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누구나 한번쯤, 매일 생각하고 있는 걱정들입니다. 저 또한 친한다는 이유로 가족, 친구들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기도 하고 업무를 하면서 실수를 하고. 과거에 대한 후회를 매일 하고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서의 직업이 나를 언제까지 밥을 먹여줄 것인가. 이놈의 주식은 언제까지 마이너스인가. 라는 여러 가지 불안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ㅠ.ㅠ
여행은 이러한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단어입니다.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여행은 고되고, 위험하며, 비용도 든다. 가만히 자기 집 소파에 드러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게 돈도 안 들고 안전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 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으로 복귀한다. 아니,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 라고도 말할 수 있다.
주변에 여행을 가기 위해서 적금을 따로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여행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1년에 한 번은 꼭 해외여행을 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아직 못 갔지만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ㅠ.ㅠ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행을 하면 몸이 고되고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눈으로 보고 마음에 담아야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에 대한 선택이 필요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여행한다면, 함께하는 행동 하나하나의 경험이 그 사람과의 추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은 필요한 존재입니다.
결론
산문이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루한 섹션도 몇몇 있었지만, 재밌었던 부분이 더 많았기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알쓸신잡 프로그램을 재밌게 봤었던 저로써는 해당 프로그램을 찍으면서 느꼈었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섹션이 가장 재밌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지식인의 한 명으로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소설가 김영하라는 인식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김영하 작가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고, 김영하 작가의 책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우리 삶 속에서 여행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몸과 마음에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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